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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인한 자영업 구조 변화정책 이슈 2021. 4. 5. 08:41
0. 들어가며
코로나19는 많은 것을 바꾸었습니다. 이 지긋지긋한 질병의 확산을 막기 위해 우리 사회는 불가피하게 물리적인 ‘거리두기’를 실행하게 되었습니다. 만남도 줄이고, 통근도, 산책도 줄였습니다. 이에 걱정의 목소리가 늘어납니다. 코로나19의 확산은 저지할 수 있을지 모르나 자영업자들의 소득이 감소하여 경제적 어려움이 찾아올 것이라는 주장입니다. 안 그래도 어려운 자영업자들에게 코로나까지 덮쳤다는 것입니다.
“자영업의 위기” 인식 속에 자영업 보호를 위한 다양한 정책들이 나타났습니다. 긴급재난지원금이지급되었고, 상가임대료와 인건비, 대출이자 지원 정책도 있었습니다. 정부는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동원 가능한 정책수단들은 최대한 끌어 모았습니다. 그 결과 자영업자는 어떤 모습을 보이게 되었을까요?
2020년 기준 자영업자는 553만명으로 집계됩니다. 전체 근로자(크게 비임금근로자와 임금근로자로 구성됩니다) 중 자영업자가 자치하는 비중은 2010년 40.45%에서 2020년 32.33%로 꾸준히 감소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영업이 한국사회에서 중요하게 다뤄지는 까닭은 OECD 회원국들 중 자영업자의 비율이 높은 경제구조를 가지고 있고, 베이비붐 세대가 자영업으로 유입되고 있다는 우려 때문입니다.
코로나19로 인해 지난 한 해 자영업은 어려움을 겪었을 것으로 충분히 예상됩니다. 1년하고도 3개월 여가 지나가고 있는 지금 자영업자의 2020년 한 해를 더듬어 보겠습니다. 2019년과 비교했을 때 2020년은 어떤 모습을 보이고 있을까요? 몇 가지 가설들을 확인해보겠습니다.
본격적으로 글을 시작하기 전에, 글에 등장하는 ‘자영업자’를 정의하고자 합니다. 본 글은 주로 통계청에서 수집한 경제활동인구조사와 국세청 100대 생활업종 사업자 현황 조사, 서울시 상권분석을 위해 활용되고 있는 우리마을가게 상권분석서비스 상권 별 추정매출 데이터(신한카드사 카드승인금액 기반)를 활용했습니다. 통계청은 자영업자를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한 사람 이상의 유급 고용원을 두고 사업을 운영하는 사람)와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자기 혼자 또는 무급가족종사자와 함께 자기 책임하에 독립적인 형태로 전문적인 업을 수행하거나 사업체를 운영하는 사람)를 합친 개념으로 조작적 정의하고 있습니다.
< 그래프1 : 한국 자영업자 및 임금노동자 수 변동 추이 (2010~2020) > Source :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 종사상지위별 취업자(2020) * 0405.11:17 수정 다만 본 글에서 자영업자의 매출액 추정을 위해 활용한 서울시 ‘우리마을가게 상권분석서비스’는 자영업자를 별도로 특정하고 있지 않습니다. 해당 데이터에서는 서울시 골목상권 영역 내 점포들이 분석 대상입니다. 이에 더해, 데이터 자체가 서울시에 한정되어 매출액을 추정했기 때문에 전국 동향을 분석하는 것과 차이가 있으며, 각 점포의 실제 매출액이 아니라 카드 결제액에 기반한 매출 추정치에 해당합니다. 이러한 한계에도 불구하고 서울시 상권분석서비스 데이터를 활용한 것은 매출액이 자영업자의 현상태를 판단하는 데 있어 중요한 정보이고, 자영업자의 2020년 소득 정보가 아직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자영업자 소득신고는 5월에 이루어집니다). 따라서 불가피하게 매출액 추정치 정보를 활용할 수 있는 서울시의 ‘우리마을가게 상권분석서비스’를 활용하였다는 점 말씀드립니다. 글을 읽으실 때에 유념해주시기 바랍니다.
데이터 분석 툴은 구글 데이터 스튜디오를, 구글의 데이터 편집이 과장된다고 판단될 때에는 엑셀을 활용했습니다.
1. 호프집은 사라지고, 통신판매업은 늘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2020년 자영업자가 감소했을 것이라고 가설을 세울 수 있겠습니다.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통계적으로 확인되는 자영업자의 수는 오히려 전반적으로 증가하였습니다. 다만, 업종별 차이가 두드러졌습니다. 예를 들어, 여행사와 호프집은 꾸준히 감소하는 추세를 보여줍니다. 아래 <그래프 2>는 여행사와 호프집의 전월대비 증감율(전월 사업자 수 대비 당월 사업자 수, 백분율)을 보여줍니다. 증감율이 100% 이상의 값을 가진다면 사업자의 수가 지난달보다 늘어났음을 뜻합니다. 그래프를 통해 확인할 수 있듯, 전체 자영업자의 수는 2019~2020년 모든 달에 걸쳐 꾸준히 100% 이상 증가하고 있습니다.
증가하는 자영업자의 수와 대조적으로 여행사와 호프집은 감소하는 모습입니다. 특히 여행사의 경우 2019년 9월과 12월을 제외하고 항상 100% 이상 증가하였으나, 2020년 급격히 하락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2020년 상반기 늘어나는 듯 했던 여행사들은 3월을 기점으로 지속적인 하락세에 접어들었습니다. 호프집은 2019년에도 100% 미만의 증감율을 보여왔으나 2020년 그 감소 추세가 더욱 가팔라졌습니다. 특히 계절적으로 증감율이 낮은 12월, 호프집의 증감율은 97% 수준을 보이면서 급격히 떨어집니다. 주변에 사라진 호프집들이 떠오르신다면, 이러한 경향 때문입니다.
< 그래프 2 : 자영업자 증감율(취약업종) > Source : 국세청, 100대 생활업종 사업자 현황 조사, (2019~2020) 반면 늘어난 자영업도 있습니다.
편의점과 통신판매업은 전체 자영업의 증감율을 꾸준히 상회하고 있습니다. 특히 통신판매업의 약진이 두드러집니다. 통신판매업 종사 자영업자는 2020년 4월 급격히 증가하여 103%를 넘나드는 비율로 꾸준히 증가하여 왔습니다. 12월의 증감율이 하락한 것은(여전히 101% 선이기는 합니다만) 12월에는 창업이 줄어드는 계절적 요인으로 보아야 할 것입니다.
< 그래프 3 : 자영업자 증감율 (강세업종) > Source : 국세청, 100대 생활업종 사업자 현황 조사, (2019~2020) 코로나19로 인해 자영업에는 구조적 이동이 분명히 발생하고 있습니다. 호프와 여행사는 줄어들고, 특히 통신판매업의 증가가 확인됩니다. 자영업자와 관련된 정책을 설계할 때에 업종에 따라 지원 대상을 구체화하는 것이 중요해지는 이유입니다.
2. 자영업자의 매출액(추정치)은 늘어난 것으로 집계됩니다.
두 번째 가설입니다. 코로나19로 인해 자영업자의 매출액은 줄어들었을까요?
아래 <그래프 4>는 서울시에서 제공하고 있는 골목상권 내 점포 매출액 추정치입니다. 앞서 밝힌 것과 같이 소상공인의 2020년 매출액에 대한 소득신고가 완료되지 않았기 때문에 불가피하게 추정치를 활용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2020년이 매출액 추정 데이터이기 때문에 2019년도 동일하게 추정 데이터를 활용하였습니다. 서울시에서는 상권(전통시장, 골목상권 등) 유형에 따라 상권 내 점포들을 묶어 매출액을 추정하고 공개하고 상권분석에 활용할 수 있도록 제공하고 있습니다.
데이터를 분석함에 있어 서울시가 여러 점포들의 매출액을 묶어서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점포 수로 나누어, 하나의 점포 당 매출액을 추정하고 그 평균값을 활용하였습니다. 점포의 수가 0개인 데이터들은 분석 대상에서 제외하였습니다.
추정치이고, 평균 매출액이기 때문에(매출액은 소득과 마찬가지로 꼬리가 긴 분포를 보여 평균이 대표값이라 하기 어렵습니다) 수치 자체에 대는 큰 의미가 없습니다만, 추세는 찬찬히 뜯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작년 한 해 1~3분기의 경우 전년 동분기 대비 추정 매출액이 증가하였습니다.
반면 2020년 4분기는 전년에 비해 매출액이 줄어든 모습입니다. 4분기는 앞선 1~3분기보다도 매출액이 더 줄어든 모습입니다. 짐작하건대 5인이상 집합 금지 등의 조치들로 인해 모임이 줄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2020년에는 연말특수가 없었다는 뜻이 되겠습니다.
< 그래프 4 : 골목상권 점포 매출 추정 (2019~2020) > Source : 서울시, 우리마을가게 상권분석서비스 상권 별 추정매출 데이터(2020) 이를 두고 분석할 때에 서울시 골목상권은 오히려 2019년보다 더 매출액이 늘었다고 섣불리 이야기할 수는 없습니다. 여기에는 두 가지 요인이 영향을 미쳤을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재난지원금의 지급입니다. 소비 진작을 위한 현금 지원 정책이 골목상권 상인들의 매출액 증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수 있습니다(재난지원금 지급 직후 매출액이 증가하였는지를 보는 방식으로 정책 효과를 측정할 수 있을 것입니다).
두 번째 가능성은 결제 수단의 변화입니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위 데이터는 카드 결제 데이터를 토대로 추정된 값입니다. 따라서 현금을 주된 결제원으로 하는 소상공인들의 경우 매출액이 과소추정될 가능성이 큽니다. 그리고 2020년은 온라인 결제를 비롯한 카드 결제가 현금을 대체한 한 해였습니다. 이에 현금으로 거래하던 것이 카드결제로 옮겨가면서 2020년 소상공인들의 매출액이 늘어나는 것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따라서 기존에 측정되지 않았던 게 측정되기 시작한 것으로 해석하는 게 맞습니다.
3. 자영업자의 가계부채는 증가하였습니다.
2020년 한 해 동안 자영업자의 부채 비율은 증가하였습니다.
<표1>은 통계청의 가계금융복지조사 데이터를 토대로 가계부채비율 변화를 정리한 것이며, <그래프 5>는 이를 시각적으로 나타낸 자료입니다. 자영업자 전체의 자산 규모는 2020년 기준 5억6천만원 수준이며, 그 중 1억1천만원 가량이 부채입니다(자산은 부채와 순자산을 포함합니다).
구 분
가계 전체
자영업자 전체
부채보유 자영업자
2017
2018
2019
2020
2017
2018
2019
2020
2017
2018
2019
2020
자 산
(만원)38,671
42,036
43,191
44,543
50,187
53,347
54,869
56,357
57,364
60,866
63,060
65,009
부 채
(만원)7,099
7,668
7,910
8,256
10,189
10,663
11,063
11,796
14,074
14,662
15,342
16,519
자산
대비
부채
(%)18.357
18.242
18.314
18.535
20.302
19.988
20.163
20.931
24.535
24.089
24.329
25.410
< 표 1 : 가계 부채 비율 (2017~2020) > Source : 통계청, 가계금융복지조사 : 가구주 종사상지위별 자산, 부채, 소득 현황(2020)
< 그래프 5 : 전체 가계 자산 대비 부채 비율 변화 (2017~2020) >, Source : 통계청, 가계금융복지조사 : 가구주 종사상지위별 자산, 부채, 소득 현황(2020) 그 중 자영업자의 부채비율은 2017년 20.3%로 시작하여 2018년 잠깐 줄어드는 듯 하더니 2020년 20.9%까지 증가하였습니다. <그래프 6>는 이를 시각적으로 보여준 것입니다.
< 그래프 6 : 전체 자영업자 자산 대비 부채 비율 변화 (2017~2020) > Source : 통계청, 가계금융복지조사 : 가구주 종사상지위별 자산, 부채, 소득 현황(2020) 이 때 유의해야 할 것은 부채증가 경향은 부채를 가지고 있는 가구에게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입니다. 전체가구가 부채를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빚을 지고 있는 가구는 경기가 악화되었을 때 추가로 빚을 융통해야 할 가능성이 큽니다. 따라서 부채비율의 증감은 일단 부채를 가지고 있는 경우 더 크게 늘고 줄 것으로 예상할 수 있습니다. 즉, 가계부채를 보유 여부가 가계부채의 증감에 영향을 미칩니다.
이에 가계부채를 가지고 있는 가구의 자산 대비 부채 비율 증감을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를 비교한 결과가 아래 <그래프 6> 입니다. 부채를 보유하고 있는 자영업자들은 2020년 평균 부채 규모가 1억 6천만원 선이며, 부채 비율은 20.41%로 저년에 비해 1% 포인트 이상 증가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전체 가계의 부채비율은 0.2% 포인트, 자영업자 전체 가계의 부채비율은 0.8% 포인트 증가한 것에 비해 빠른 증가 속도입니다.
< 그래프 7 : 부채보유 자영업자 자산 대비 부채 비율 변화 (2017~2020) > Source : 통계청, 가계금융복지조사 : 가구주 종사상지위별 자산, 부채, 소득 현황(2020) 다만 <그래프 5>에서 확인할 수 있는 바와 같이 부채의 증가는 사회 전반적인 현상이지 자영업자에게서만 발생하고 있는 현상은 아닙니다. 코로나19가 이외에도 금리 인하와 같은 금융정책, 부동산 거래 수요 증대 등이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아야 합니다. 그럼에도 2020년 한 해 자영업자 특히 부채를 보유하고 있는 자영업자에게서 부채가 빠르게 증가한 것은 사실이며, 이것이 가계 부채위기로 이어지지 않도록 관리가 필요할 것입니다.
4. 자영업자는 고용 규모를 줄였을 것이다.
자영업자는 고용 규모를 줄이고 있는 것으로 판단됩니다.
<그래프 8>에 따르면, 자영업자는 고용원의 수를 줄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앞서 <그래프1>에서 확인한 것과 같이 자영업자의 수는 큰 변화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의 수는 16만6천명 감소하였습니다. 이는 16만6천명의 자영업자가 혼자 사업을 운영하기로 결정했음을 뜻합니다. 고용원에게 급여를 지급하는 것이 어려워져 아르바이트 등 고용규모를 줄였을 것으로 예측해볼 수 있습니다.
< 그래프 8 : 고용 여부에 따른 자영업자 추이 (1990~2020) > Source :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 : 행정구역(시도)/종사상지위별 취업자(2020) 고용 여부에 따라 자영업자를 구분하고 1990년부터 2020년까지 그 추세를 확인한 그래프입니다.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는 1990년 이후 꾸준히 증가하다가 1998년 급격히 하락합니다. IMF 금융위기의 여파로 기존에 고용원을 두고 있었던 24만 7천여 자영업자가 고용원 없이 운영하는 것을 택한 것입니다. 이후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의 수는 지속적으로 늘어나 큰 변화 없이 유지되어 왔습니다.
그러다 2018년부터 하락세가 이어지기 시작하여 지난해인 2020년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의 수는 137만명으로 감소합니다. 전년과 비교하였을 때에 16만 6천여 명의 자영업자가 고용원을 두지 않게 된 것으로 1998년 이후 최대의 낙폭입니다.
위 데이터는 고용원이 없어진 자영업자만 반영됩니다. 고용원이 아예 0이 된 경우만 집계되다 보니 고용원이 2명이었으나 1명이 줄어든 경우, 위 통계에서는 잡히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용원 규모가 줄어든 경향은 사실로 확인됩니다. 다만 코로나19가 고용규모 축소에 영향을 미쳤는지는 확인이 필요합니다. 2018년부터 고용원은 감소추세에 접어들었기 때문입니다. 이는 기존의 고용정책(최저임금 인상 정책 등을 고려할 수 있겠습니다) 효과를 분석하면서 함께 논의되어야 할 부분입니다.
5. 무엇을 더 할 수 있는가?
코로나19가 자영업자에게 미친 영향을 크게 4개의 가설과 함께 확인해 보았습니다. 코로나19는 여행사, 호프집과 같은 일부 업종의 폐업을 가속화하였으며, 자영업자 가계의 부채 규모를 늘리고 고용규모를 줄였습니다. 카드결제액을 기반으로 추산한 골목상권 매출의 경우 전년대비 늘어난 것으로 추산되나 이는 비대면 결제가 늘어난 것일 수 있어 해석에 유의해야 할 것입니다.
지난 한 해 자영업은 구조적인 변화를 겪었습니다. 더 많은 자영업자가 빚을 내었고, 온라인 공간으로 영업의 반경을 옮겼으며, 혼자 일하는 것으로 결정하였습니다. “자영업 위기”를 사실이라고 받아들인다면 우리는 무엇을 더 할 수 있을까요? 몇 가지 제언을 해보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우선 자영업자 가계부채에 대한 판단입니다. 가계부채 자체는 비단 자영업자에게만 한정적으로 평가할 수는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모든 가계의 부채비율이 오르는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부채를 상환하지 못해 발생하는 ‘위기’가 자영업자를 뇌관으로 시작될 것이라고 판단되지도 않습니다.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하는 금융 정책들이 이미 다수 존재하기 때문에 (갑자기 관련 정책들을 폐지하지 않는 한) 정부가 자영업자 가계부채 리스크의 상당부분을 흡수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금융 정책은 자영업자에게 특화되기 보다는 전국민을 대상으로, 자산시장을 염두에 두고 관리되는 것이 타당할 것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현재로서 정책적으로 필요한 것은 크게 세 가지를 생각해볼 수 있겠습니다.
우선 코로나19가 업종별로 미치고 있는 영향이 다름을 고려하여 업종별 맞춤 지원이 필요합니다. 앞선 분석은 여행사와 호프집만 분석 대상에 포함하였으나, 100개생활업종 또는 더 세분화된 업종 구분을 활용하여 코로나19에 대한 취약 정도를 측정할 수 있을 것입니다. 지난 3월 29일 벤처기업부에서 발표한 112개 경영위기업종 선정과 같은 접근 방법입니다.
두 번째는 매출액 기반 정책의 함정이 있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자영업자에 대한 정부 지원은 대개 전년 대비 매출액이 얼마나 감소했는지를 입증할 것을 요구합니다. 그러나 위 매출액 추정치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처럼 오히려 중소상공인의 매출액은 전년대비 증가한 것으로 추산될 가능성이 큽니다. 물론 이는 기존에 현금결제 등으로 인해 과소 추정되었던 매출액이 카드 또는 온라인 결제로 전환되면서 매출 집계가 정상화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자영업자 입장에서 매출액 감소를 지원 조건으로 설정하는 것은 현실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한 정책 설계일 수 있습니다. 대안을 생각해본다면, 업종별로 카드결제 및 온라인 결제 금액이 얼마나 증가했는지를 추산하고 해당 비율만큼을 매출액 기준 산정 시 반영하는 것이 가능할 것입니다.
세 번째는 고용문제입니다. 사실 고용문제만 두고도 한 바닥 글을 써내려가야 할 이슈인데요. <그래프 8>에서 확인한 것처럼 자영업자는 고용 규모를 줄이고 있는 것으로 보이고, 이는 전 연령대에 있어 실업을 가속화하였을 것입니다. 그리고 추측하건대, 그 여파는 비정규직, 여성에게 더 가중되어 나타나고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단편적으로 실업률만 관리해서는 안 됩니다. 코로나19의 여파가 1년이 넘게 계속되었음을 고려한다면 경제활동 의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구직활동을 포기한 비경제활동인구의 수가 늘어났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이슈는 청년세대를 비롯한 전 연령대에서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고용정책의 정비가 필요합니다.
제한적 시간 내 제한된 데이터로 쓴 글입니다. 어떤 피드백이든 환영합니다 :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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